어느날 갑자기 왼쪽 어금니가 욱신거리더니 이내 잇몸이 부어오르면서 나중에는 밥을 먹거나 양치질을 할 때 무언가 닿기만해도 통증이 느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을 기미가 없어 보이길래 치과에 가 보기로 했다. 아마도 사랑니때문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아주 예전에 충치치료를 받다 매복 사랑니가 있다는걸 알았지만, 선뜻 뽑지 못 했었다. 나중에 옆니를 밀고 나오면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뽑았어야 했지만, 통증이 없으면 당장 뽑을 필요는 없다해서 뽑지 않았다. 의사쌤도 매복사랑니 발치는 노동대비 수익이 적어서 그런지 은근 뽑고 싶어 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때 방치한게 지금 터져버린 것이다.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 유명한 곳은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먼 곳도 불편할 것 같아서 일단은 근처에 사랑니발치 잘 하는곳이 없나 물색하기시작했다.
아주 예전에 충치치료를 받다 매복 사랑니가 있다는걸 알았지만, 선뜻 뽑지 못 했었다. 나중에 옆니를 밀고 나오면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뽑았어야 했지만, 통증이 없으면 당장 뽑을 필요는 없다해서 뽑지 않았다. 의사쌤도 매복사랑니 발치는 노동대비 수익이 적어서 그런지 은근 뽑고 싶어 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때 방치한게 지금 터져버린 것이다.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 유명한 곳은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먼 곳도 불편할 것 같아서 일단은 근처에 사랑니발치 잘 하는곳이 없나 물색하기시작했다.
멀고 험난했던 사랑니 발치- 1차 발치
엑스레이를 찍고, 무슨 조그마한 칩?기계?같은걸 입에 넣어 어금니쪽에 대고 정밀하게 사진을 또 찍었다. 위아래 다 매복 사랑닌데 위쪽은 괜찮아서, 누워있는 아래쪽만 뽑기로. 간 김에 둘다 다 뽑으려 했더니 한쪽만 뽑길 권장하길래 일단 아픈쪽만 뽑자고.
생애 처음으로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했다. 그리고 약부터 먹고 시작하자며 처방전 주면서 약을 사오랜다. 응? 알고보니 사랑니뽑고 처방해주는 항생제 진통제였다. 약 한 봉지를 털어넣고, 자리에 누웠다.
긴장이됐다. 마취제를 놓는데 바늘로 마구 찌르는듯 따끔따끔ㅠ 너무 아팠다. 혹시라도 발치중에 통증이 느껴지면 손을 들란다. 대답을 할 수 있을리 없는데 나도 모르게 입 벌린채로 바보처럼 '어엉' 하고 대답했다.
발치시작. 윙~소리가 나더니 부수고 잡고 빼는듯한 느낌이들었다. 살짝 통증이 느껴져 손을 들었더니, 마취 몇 방 더 놓았다. 의사쌤과 치위생쌤?들이 일사분란하게 기계와 석션을 대동한결과, 다행이도 무난하게 사랑니가 뽑혀나왔다. 그리고 봉합. 한 15분정도 걸렸나? 그동안 턱빠지는줄. 생각보다 빨리뺐다. 오히려 마취가 더 아팠을만큼 큰 아픔도 없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거즈를 물려주고는 빠지지않게 꽉 물고있으라고. 치위생쌤이 "얼굴에 튄 피 닦아 드릴게요."하는데 진짜 피튀기는 시간이었구나 실감. 뽑힌 치아도 보여줬는데 정신이 혼미하여 기억이...;;
얼음팩 하나를 주시며 여러 주의사항을 알려주셨다.(주의사항은 밑에 정리해 둠) 피가 계속 멈추지 않으면 저녁에라도 전화를 하라고. 내일은 소독 받으러 오라고 했다.
날이 더워 얼음팩을 냉동실에 얼려놓고 얼음찜질. 시간이 지나면 물이 뚝뚝..피 맛이 서서히 없어지기 시작해서 물고있던 거즈를 뺐다. 으...그래도 살 쨌다고 아팠다. 입도 제대로 못 벌리겠더라는...
서서히 마취가 풀리기 시작할때쯤...헬게이트 오픈!! 욱신거리다 못해 쑤셔대는 고통을 참다참다 약 털어넣고 겨우 진정시켰다. 이와중에 배는 고파 오는길에 샀던 죽을 좀 먹고 저녁엔 두유를 마셨다.
다음날 조심조심 양치를 하고 소독하러 갔다. 보더니 별로 안 부었다고. 후기보니 둘리 된 분들이 제법 있었는데, 이 정도면 무난한편. 잘 아물고 있단다. 뭘 칙칙 뿌리더니 소독 끝. 다른 곳은 '헥사메딘'이라고 세균과 염증을 완화시켜주는 갈색병에 담긴 용액도 처방해주던데 여긴 안 해줬다. 그래서 따로사서 가글을 했다.
시간이 흐르면 뽑은 곳에 피딱지가 생기는데, 이게 떨어져 나가면 '드라이소켓'이라고 세균감염과 염증이 생겨, 한 층 더 업그레이드 된 제2차 헬게이트가 오픈할거란 후기를 보고, 피딱지를 떨구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래도 맛있는걸 먹지 못 한다는건 정말 힘들었다.ㅠ(결국 참지 못 하고 3일째 되는 날 피자 한 조각을...;;)
1차 발치 비용(48,500원) |
멀고 험난했던 사랑니 발치- 2차 발치
좀 기다리다가 약 먹고 자리에 앉았다.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 사랑니 뽑기전엔 충치치료나 스케일링도 한다던데, 난 아무것도 안 해주는게 이상했다.
꺼림칙해서 "저 스케일링 안 한지 좀 된 것 같은데 괜찮나요?" 했더니 "아,그럼 스케일링하고 진행할게요." '잘 됐네, 바쁘니까 일단 그거라도 받고 있어요'라는 뉘앙스 같은...'ㅅ';;
치위생쌤이 해주셨는데, 자꾸 혀를 찔러서 아파 죽는줄ㅠ 계속 괜찮아요 하는데, 난 안 괜찮다구요. 혀좀 그만 찔러요..ㅠㅠ
예전엔 스케일링이 비보험이라 꽤 비쌌는데, 그땐 꼼꼼하게 해주더니 요즘엔 10분도 안 돼서 초스피드로 끝냄.;; 바빠서 그런건지 보험적용이 돼서 그런건지..;;
이번엔 신경과 가까운데라서 처음만큼 깔끔하게 뽑지는 못 한듯. 봉합도 첫 날보다 지저분. 그래도 빨리 끝남.
2차 발치 비용(39,900원) |
사랑니의 고통에서 해방
그렇게 대장정을 끝냈다. 따로 보험신청할 게 있어서 데스크에 진료확인서랑 계산서를 뽑아 달라고 했더니, 진료확인서는 의사쌤이 직접 적어야 되는거라 나중에 연락을 주겠단다. 헐 또 와야 돼!?ㅠ 게다가 진료확인서가 한 장에 만 원......ㅠㅠ
아무튼 처음 겪는거라 무섭고 힘들었지만, 골칫덩이였던 두 개의 사랑니를 제거하니 속이 다 시원했다. 동내의원이었지만 나름 성공적으로 사랑니를 발치한것 같다.
마취를 제외하면 그렇게 아프고 힘든건 없었다. 다만 뽑고나서 1주일이 힘든데, 그것만 참으면 앞으로가 편하니 고민하는 분들은 크게 걱정말고 뽑으셨으면 좋겠다.
사랑니 발치 후 주의사항
- 거즈는 2시간 이상 물고 있어야 한다. 병원이나 약국에서 여분의 거즈를 받아오는게 좋다.
- 얼음찜질 해주기, 침은 되도록 삼키기, 빨대를 사용하는 등 입에 압력을 가하는 행위, 자극적인 음식, 술 담배 커피 뜨거운 음식 금지! 식사는 부드럽고,소화잘되는 음식(ex: 죽,두부,바나나,음료 등) 위주로! 아이스크림처럼 차가운 걸 먹어주는게 좋다. 격렬한 운동 삼가.
- 양치시 1주일간은 수술 부위를 피해 해주고, 뱉을 땐 입을 벌리고 흘려보내는 식으로 뱉는게 좋다. 시원스럽게 뱉지 못 해 답답하겠지만, 피딱지 떨어져서 드라이소켓 일어나면 그건 그냥 노답.
- 가글(헥사메딘)은 양치 후 하루2번만. 지속적으로 2주이상 하면, 치아가 부식되거나 미각에 이상이 생길 수도. 나도 그때 맛을 잘 느끼지 못했다.
- 초반엔 자다가도 욱신거림에 깨어날때가 있는데, 그럴땐 처방받은 약을 먹어주면 한결 도움된다. 먹는시간 아니더라도 일단 살고봐야지.
- 발치를 한 자리엔 구멍이 뻥 뚫리는데, 음식물이 잘 끼니, 물 자주 마시고 가글도 자주 해주자. 몇달치 물을 저때 다 마신듯.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완전 강제다이어트; (구멍에 살이 다 차오르는 데 길게는 6개월 이상도 걸린다.)
- 아, 그리고 입 주위와 턱에 멍이든다. 이게 며칠을 가는데 하루마다 색이바뀌는 진풍경을 연출한다.ㅎㅎ 멍이드는 부위와 기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멍이 드는거보니 진짜 수술이긴 수술이네.
사랑니 발치 시 (개인적인)권장사항
- 사랑니는 선선할때 뽑는게 가장 좋을 것 같다.
- 누워있는 매복치, 특히 신경이 가까이 있다면, 아프지 않더라도 뽑아주자. 대게 이런건 언젠간 탈이난다.
- 경험상 4개 한 꺼번에 뽑는건 좀 무리일 것 같고, 2개씩 뽑는걸 추천. 총 세 번의 과정(발치,소독,실밥제거)이 있는데, 한쪽씩 뽑으면 왔다갔다 똑같은 과정을 반복해야 되고, 비용도 더 들어가서 손해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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