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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9.2019

Review | <나나랜드:나답게 산다> 전시 후기 / 사비나미술관 / 볼만한전시

요즘엔 볼만한 전시가 많아서 참 좋은데요, 이번엔 은평구에 있는 사비나 뮤지엄에서 전시중인 '나나랜드:나답게 산다'라는 전시를 다녀왔어요~
영화 라라랜드를 빗댄 전시명 답게 내용도 남의 시선이 아닌 있는 그대로 나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작품들과 성 고정관념을 깨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도록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았어요. (5월달에 다녀온거라 후기가 좀 늦은감이 있네요.;ㅁ;)



나나랜드:나답게 산다' in 사비나 미술관


그룹전 / 사비나미술관 2-3층 / 19.3.14~7.7
<나나랜드: 나답게 산다>전은 '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기존 관습과 규범을 벗어나 자신을 그대로 표현하는 사람들, 다양성을 중시하고 남녀에게 주어진 성 고정관념을 흔드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가장 나답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의 의식과 라이프스타일, 소비문화의 변화를 짚고 새로운 사회현상에 주목하는 전시입니다.


사비나미술관
사비나 미술관은 은평구에 있는데요, 근처에 역이 없어서 바로가는 버스를 타고 갔는데 주변이 개발중인지 상가 건물은 거의 없더라구요~ 북한산도 바로 보이구요~
미술관은 생긴지 얼마 안 된 것 처럼 깔끔하고 좋았어요. 이런식으로 전시홍보 포스터도 붙어있고, 화단도 꾸며 놓았더라구요.
입구가 좀 애매한 위치에 있어서 왔다갔다 했었다는..ㅎㅎ



사비나미술관
미술관 1층은 카페와 안내 데스크가 같이 있었어요~
친절하게 안내해 주셔서 좋았습니다.
미술관 인테리어가 아기자기하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더라구요~ㅎ

+ 4~5층에서는 <우리 삶의 빛나는 순간들>이라는 사진전도 함께 볼 수 있었어요!



<나나랜드:나답게산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건 바로 거대한 전시회 간판(?)이었습니다.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나나랜드라는 타이틀이 이 전시의 주제를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풍선색도 전시를 보다보니 의미가 있더라구요~)





사비나미술관 2층 기획전시실
2층은 뭔가 인테리어가 되어있지 않은 빈 건물같은 느낌이었는데요, 벽이나 구역이 없고 뻥 뚫려있어서 특이했어요.
미술관 위치만 보면 사람들이 별로 없을 것 같은데, <나나랜드> 전시가 인기가 있나봐요~ 금요일인데도 젊은 분들이 은근 많더라구요~




첫번째로 봤던 작품. 사람얼굴은 사진인데 전체적인 느낌은 그림같아 합성 아니면 초현실+극사실주의의 그림인가? 했는데, 알고보니 모델이 바디페인팅을 하고 찍은 작품!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맨 몸에 바디페인팅만으로 표현한건데 배경과 너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서 전혀 눈치채지 못 했어요.



<DIE for>
그다음 본건 바로 동전 노래방 부스??!!
진짜 동네 동전 노래방에서 하나 떼온 듯한 모습이었어요.ㅎ 기계나 마이크도 진짜 작동하더라구요~!(노래방부스는 반거울로 제작되어 저렇게 비칩니다.)
제 학창시절 한 켠에도 동전노래방에서 보낸 시간들이 자리잡고 있죠..ㅎㅎ (전시회장 안에 덩그러니 있고 보는 사람들도 있어서 실제로 불러보긴 어려웠어요ㅎㅎ)



(왼쪽부터)<Milk, Bebe, Yellow, Mr. Big>
이 요상한 그림은 뭐지? 자세히 보니 인체의 한 부분이었는데요,
작가의 작업에서 몸은 날것, 껍데기, 사회적 통념을 새기는 동시에 비판하는 대상이자 주인공으로, 이번 전시회에서 사진과 회화, 남과 여의 경계를 허물어 남성도 여성도 아닌, 흔적이 지워져 새로운 젠더가 된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고 하네요.



<핑크 & 블루 스페이스>
이 설치미술은 멀리서도 눈길을 확 사로잡았는데, 핑크와 파랑이라는 색의 대조도 눈에 띄었지만 안에 배치된 물건도 소위 '남아용','여아용'으로 구분지어 해놓았더라구요~
작가는 아이의 성별과 선호색에 주목하여 사회의 ‘컬러 코드’를 포착한 것이라고 해요.



중간에는 보라색 카펫이 깔려있고 조그마한 의자가 있는데, 이렇게 관람객이 들어가서 앉아볼 수 있답니다!
왜 하필 보라색일까 했는데 핑크색과 파랑색을 합친 색이 보라색..!
아까 전시회 간판에 있던 풍선색이 핑크,파랑,보라인 이유가 이건가 싶었어요.



<핑크 & 블루 스페이스>
온통 핑크색으로 가득 찼던 아이의 방은 성장할수록 파랑색 물건들을 비롯한 다양한 색으로 변화합니다. 이 사진은 작가가 시간차를 두고 같은 아이의 모습을 찍은것이라고 하는데요, 어릴때 뚜렷했던 컬로코드는 성장하면서 점차 사라집니다.
2004년 가족과 함께 미국에 건너간 작가는 한국보다 미국에서 이런 '컬러코드'가 더 뚜렷한 것을 보고 이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해요.(미국이 이런게 더 심하긴 하죠.)
하지만 2차세계대전 이전까지만해도 핑크는 남자를 상징하는 색이었다는 사실!!
우리도 남자 한복 보면 핑크색이 많죠!ㅎㅎ
한국도 아직 아이들의 경우 성별에따른 컬러코드가 존재하지만, 적어도 패션계에 있어선 '남자=핑크'로 회귀(?)한지 오래죠.





뭔가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의 설리반이 생각나는 요상하게 생긴 털복숭이가 있어 다가가보니 사탕이 있었어요.
안내자분이 "드셔도 되는거에요~" 하시길래 작품 아닌 줄 알고 만져봤는데, 작품이었다는..;;;




<작명쇼>
로또추첨을 해야할것만 같은 이 화려한 공간은 <작명쇼>라는 작품인데요, 로또추첨기를 이용해서 나온 자음과 모음으로 작명을 할 수 있답니다.ㅎ
세워져있는 작은 판넬에 사용방법이 나와있는데요, 잘 못 하시는 분은 안내자분이 도와주시더나구요~



<작명쇼>

저희도 추첨(?)을 해보았습니다. (동그란 스티커가 붙은 원통을 위로 올리면 공이 올라와요!ㅎ)
제 이름은 꽝(검은색공)까지 나오는 바람에 '슘ㅏㅓ'가 되었고, 언니는 '졐쀂'이 되었습니다.ㅋㅋ
발음하기도 힘드네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정해져버리는 이름이라지만, 이런식이라면 그냥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이름 쓰는게 낫겠어요~ㅋ




<1인가구 사진관>

요즘 1인가구 비율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하죠.
이 작품에선 다양한 1인가구인들의 이색적인 사진들도 볼 수 있구요, 나만의 1인가족 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1인가구인들이 작성한 '1인가구에대한 장단점'을 엮은 글도 있었어요~ㅎ)



<Portrait Made by Hand>
메모같은 종이들이 잔뜩 붙은 벽이 있어서 뭔가하고 봤더니 관람객들이 자신의 얼굴을 글로 묘사한 글들이었어요.
대학생때도 이런거 한 적 있었는데, 의외로 내 얼굴을 글로 묘사하기가 힘들고 어색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 중에서도 웃기고 재치있는 글이 있어 넣어봤습니다.ㅎㅎ




<Portrait Made by Hand>

한쪽에는 이렇게 거울을 보고 내 얼굴을 묘사하는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요. 저는 글쓰기에 시간이 굉장히 오래걸려서 읽는것만으로 만족.ㅎ





이건 모델들이 눈을 감고 그린 자신의 모습을 그린거라는데요, 뭔가 다들 작품처럼 그렸다는..ㅎ




이제 3층으로 올라가봅니다.
창 모형이 너무 예뻐서 한 컷 찍었는데요, 이렇게 눈에띄는 인테리어가 많더라구요+_+
사진찍기 좋은듯~



사비나미술관 3층 전시실

2층에는 주로 참여할 수 있는 작품이 많았다면 3층에는 그림이나 사진, 영상작품들이 많아서 조용했어요~



<Argos Panoptes-Ⅲ>
십여 개의 렌즈를 사방으로 삽입해 천장, 벽, 바닥으로 여러 이미지를 투사하는 프로젝터인데요, 이미지의 원본을 보여줌으로써 원본을 복제한 필름이나 디지털신호를 보여주는 작품과 차별점이 있습니다.





동네에서 흔히 볼 법한 아주머니들께서 귀여운 옷을 차려입고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투박하지만 상콤발랄한 동작의 춤을 추는데, 바버렛츠의 '가시네들' 뮤비처럼 귀엽고 자유분방함이 느껴지는 영상이었어요.ㅎㅎ



<당신의 각도>
‘바디 포지티브’의 개념에 부합하는, 각자의 개성을 포착한 7인의 장애인분들과 함께 작업한 사진 및 가구들이라고 합니다.
장애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도 자연스럽고 당당한 모습때문인지 바로 눈치채지 못 했어요~




<모바일 홈 키트>/ <항해(Voyage)>
여행 가방을 펼치면 성인 한 명이 누울 수 있는 침대로 변하는 <모바일 홈 키트>는 작가를 비롯한 도시 무주택자들, 또는 정치적 경제적 난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1명의 국민을 위한, 자신만의 독립적인 작은 국가를 세우려는 의지에서 시작된 <항해(Voyage)>는 나만의 섬을 소유하는 동시에 내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곳으로 떠날 수 있는 자유에 대한 환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인도>
작가가 그린 이 '미인도'는 남성을 인식한 미인이라기보다 관습과 억압의 세상 속에서 숭고(sublime)한 아름다움을 그리워하며 간직하려는 여신 같은 이미지를 담고자 한 것이라고 합니다.



<군선도(群仙圖)>
작가가 동양화의 전통 화목인 군선도(신선(神仙)을 단독으로 그리지 않고 한 곳에 여럿이 모여 있는 상태로 그린 그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형 회화라고 합니다.
남성이 대상화해온 여성이 작가의 작업에선 이제 주체가 되어 남성을 바라보고 있는것..!

왠지 '성균관 스캔들'이나 '화랑'같은 드라마에서 자주 보던 꽃미남 느낌..??
최근 탈코르셋 열풍도 있었고 특히 (젊은세대)남성은 최근들어 외적인 면에서 성별의 경계가 많이 모호해진것 같긴 합니다. 근육 빵빵한 몸매보다는 슬림한 몸매가 인기있고, 화려한 옷을 입고 화장하는게 자연스러운 시대니까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은 외모지상주의가 너무 강해서 이제는 '남자도 여자처럼 관리하고 가꾸어야 한다'는 인식으로 흘러간다는......ㅎㅎ;;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엔 한국사회는 너무나 꿈같고 어려운 환경일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을 사랑하자고 외쳐왔던 방탄소년단(BTS)이 국내보단 해외에서 먼저 빵 뜬걸까요...ㅎ;;






미술관 건물 자체가 볼거리가 많더라구요.ㅎ
3층까지는 <나나랜드>의 전시였구요, 윗층부터는 <우리 삶의 빛나는 순간들>이라는 사진전을 하고 있어서 마저 보고가기로 했습니다.





'우리 삶의 빛나는 순간들' in 사비나 미술관

<우리 삶의 빛나는 순간들>은 <나나랜드>기획전과 연계하여 혼자서 인생을 즐기는 모습이 담긴 작품, 반려견과의 모습이 담긴 작품, 그리고 친구&연인과 시간을 보내는 작품으로 선별되어 구성되었다고 합니다.

<우리 삶의 빛나는 순간들> 사진전
작가인 조던 매터가 세계적인 무용수들과의 협업하여 찍은 사진전인데요, 와이어나 안전장치 없이 중력의 법칙에서 해방되는 경이로운 순간들을 순간 포착한 것이라고 하네요.



<우리 삶의 빛나는 순간들> 사진전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컨샙으로 순간포착하여 찍은 사진들이라 너무나 기발하고, 재밌고, 특별해 보이더라구요~
작업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물도 있었는데, 사진 한 컷을 위해 무용수들이 수십번씩 같은 동작을 반복했다고 하네요. 대단!!




사비나미술관 옥상

내친김에 옥상까지 올라가봤어요.
옥상에 올라가니 요런 달 모양의 설치물도 있었는데요, 북한산도 더 잘 보였어요.




<두 개의 조각>
사비나미술관 루프탑 프로젝트라고 옥상에도 작품들이 있는데요, 큐브를 평면으로 펼쳐놓은 것 같은 설치물이랑 거대한 테두리 문(?)같은 작품이 있었어요.




<나나랜드는> 특히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작품들이 많고 볼거리도 다양한데, 연계해서 하는 전시들도 있으니까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보셔야할 것 같아요!
7월달까지 쭉 한다고 하니 아직 안 보신 분들, 적극 추천합니다!



사비나미술관 전시 정보 및 위치


1. 나나랜드-나답게 산다 (Na Na Land-It's My World) : 기획전(2-3층 전시장)
2. 조던매터 사진전-Jordan Matter :소장품 상설전(4-5층 상설전시장)
3. AA프로젝트 (Art & Architecture) -공간의 경계와 틈 : 미술관 내외부


관람시간
  • 10:00 am - 6:30 pm (5:30pm입장마감)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 성인: 8,000원
  • 청소년(14세-19세) : 5,000원
  • 유아/어린이(4세-13세) : 3,000원

할인안내
  • 단체 : 20인이상 1000원 할인
  • 경로우대(65세 이상), 장애우(동반 1인), 국가유공자: 50%할인(신분증 반드시 지참)
  • 은평구 지역주민 : 1,000원 할인(거주지 증빙 필요)

도슨트 안내
  • 오전 11시, 오후 4시
    (미술관의 상황에 따라 진행이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출처: 사비나미술관 홈페이지


📌 사비나미술관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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